제목 : 불도 물도 아닌 수능…의대 노린 최상위권 변별 문제없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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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12-05 |
수능 국어·수학 1등급 구간 작년보다 촘촘해져…변별력 하락 지적
"최상위권 눈치작전 치열할 듯"…교육부 "최상위권 충분히 변별" 반박
수능 가채점하는 수험생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지난달 15일 대구 수성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달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험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점수대에서 형성됐다.
다만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상위권 변별력은 하락해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가 139점, 수학은 140점이다.
작년(국어 150점, 수학 148점)과 견줘 국어는 11점, 수학은 8점 하락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국어, 수학 모두 작년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하락한 만큼 작년보다 시험이 쉬워졌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러나 작년 수능이 워낙 어려워 불수능을 넘어 '용암수능'이란 별칭까지 붙을 정도였기에 표준점수 최고점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수능은 작년보다 평이해진 것은 맞지만 그렇게 쉬운 시험도 아니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입시업계에선 표준점수 최고점이 135점 이하이면 쉬운 시험, 145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
이번 수능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모두 이 사이에서 형성됐다. 불수능도, 그렇다고 물수능도 아니었다는 의미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2023학년도(134점) 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통합 수능 체제로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나 2022학년도부터 2024학년도 수능까지 수학은 줄곧 어렵게 출제돼온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90점 이상을 받은 1등급 비율이 6.22%로 나타났다.
작년 수능에선 이 비율이 4.71%여서 상대평가인 국어, 수학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대평가에서 1등급 비율이 상위 4%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작년까지 1등급 평균 비율이 7.74%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평균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긴장되는 시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달 14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적정 난이도 확보에는 성공한 수능이지만 최상위권 변별력은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수능에는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합류했다는 관측이 많다.
이들을 가르기 위해서라도 수능이 어렵게 출제될 것이란 평가가 많았는데, 이러한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어 만점자는 1천55명으로 작년(64명)의 16.5배나 됐다.
수학 만점자는 612명에서 1천522명으로 2.5배 많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 사이 구간은 국어가 8점(131∼139점), 수학이 9점(131∼140점)으로 형성됐다.
작년 국어 17점(133∼150점), 수학 15점(133∼148점)에서 더욱 조밀해진 것이다. 최상위권인 1등급 내에선 변별력이 줄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점수에 맞춘 지원 전략이 중요해지면서 입시 컨설팅 등 또 다른 사교육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점수 분포가 작년보다 밀집돼 있어서 대학별 수능 영역 반영 가중치 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것"이라며 "최상위권 의대를 비롯해 중위권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봤을 때 이번 수능은 난이도가 너무 어렵거나 쉽지도 않고 적정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1등급 커트라인과 표준점수 최고점까지 구간을 고려하면 최상위권 변별도 충분히 가능한 시험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porque@yna.co.kr 2024/12/05 14: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