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정시로 가려면, 내신은 포기해도 될까? | |
---|---|
등록일 : 2020-05-22 |
고3이 되어 첫 중간고사를 맞이하는 시기, 학생들에게서 나오는 흔한 질문이 있다. “내신을 계속 챙겨야 할까요? 고2까지 성적이 그리 높지도 않고, 학생부도 평범한 편이라서 이 성적으로는 인서울 대학에 가기에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수시보다 정시로 지원하려고 하는데요. 정시에 올인하려면 내신 공부 안 해도 될까요?” 일련의 사태로 인해서 늦어진, 5월 말에서 6월 초에 치러질(예정대로 된다면) 올 중간고사를 앞두고도 어김없이 위와 같은 질문이 나온다.
수시전형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은 말할 필요도 없고,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하더라도 내신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내신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은 학생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모두 다 놓칠지 모른다는 학생들의 불안감과 가용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한 가지에 집중하면 더 좋은 성취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섞인 질문일 것이다. 흔히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 질문을 조금 비틀어보자.
Q. 정시로 대학을 갈 때는 내신 성적이 중요하지 않나요?
A. 대부분 “그렇다.” 한양대 일부 학과 등 극히 일부 대학 혹은 모집 단위를 제외하고는 수능 위주 정시선발에서 내신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물론, 정시는 매우 작은 점수 차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반영되는 경우 작은 점수라고 하더라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정시에서 내신의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럼, 다시 한번 질문을 비틀어보자.
Q. 정시로 대학 가기 위해서는 내신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될까요?
A. 이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시 합격•불합격에 내신 성적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쉽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신을 대비하며 공부하는 것이 수능을 준비하는 한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고등학교의 고3 교육과정은 수능 교과목 위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그 수업 교재로는 주로 EBS 수능특강 또는 수능완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신 시험이 수능과 동일한 유형과 난이도로 출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능에 포함되는 범위를, 수능에 연계되는 교재로 공부하는 것은 내신 대비뿐 아니라 수능에 대한 대비이며, 시험을 대비해 열심히 준비하고, 시험을 치른 뒤에 나의 부족한 것을 찾아내는 과정도 수능 준비에 도움이 된다.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학생들에게는 내신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수능에 올인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입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능에 집중한다고 하더라도 내신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옳다. 단, 이런 경우에도 내신 성적에 대해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정시에 올인하는 입장에서 내신은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 아니고, 내 부족한 점을 찾기 위한 시험이기 때문이다.